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이어지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기성세대들의 옛 유교사상(儒敎思想)을 더듬어 보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있다. 이는 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의 안녕을 지켜주는 통치자와 올바른 생활로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스승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나의 생명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 존경을 나타냄은 똑같다는 뜻으로 경로효친(敬老孝親)을 마음속에 가져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사회적 윤리와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기본 도리를 강조하는 이념 사상이다. 이는 비록 유교에 기본을 둔 것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합당한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정상적 교육 뒷받침해 주는 장학사업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기에 오늘의 교육 현장을 새삼 되돌아 보게 했다. 스승의 날 제정은 존사애제(尊師愛弟)에 있다. 즉 스승을 존경하고 제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문밖에만 나가면 온 세계가 진흙탕 싸움이다. 국제적 현실이 그렇고 국내의 사정이 말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올바르지 않기에 배움의 성장기 청소년이 닮아가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위정자뿐만 아니라 교육자의 잘못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정신적 육체적 모욕감과 몰상식적인 교권 침해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오죽하면 소중한 생명까지 잃기도 한다.
최근 연구 보고에 의하면 학부모의 경쟁적 성화로 인한 조기 사교육(早期私敎育)으로 정신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로 돌아가 보면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고 그림자도 밟지 않는 심정으로 존경해 왔다. 그러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줄어들고 사제간의 위계와 정(情)은 예전만 못하다. 교사 경력이 짧은 선생은 교육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또한 사범 계열과 교육 계열 대학교의 입시율이 낮아지고 있어 앞이 캄캄하다. 교육정책은 백년대계(百年大計)이기에 학생의 성장 과정과 지능 및 적성에 맞는 사회가 바라는 교육이 필요하다.
정상적 교육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뒷받침해주는 장학사업이 필요하다. 장학사업은 국가, 공공기관, 개인 기업체, 독지가가 주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서울의 한 동(洞)의 주민으로 이루어진 장학회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영등포구 대림 3동에는 규모가 작아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림3동 으뜸장학회’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림3동 으뜸장학회
으뜸장학회는 2011년 1월 13일 창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장학회는 ‘대림3동의 단합과 친목 및 지역발전과 우수 학생 및 다재다능한 인재를 육성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회원 구성은 대림3동의 동민과 동과 연고가 있고 목적에 동의하는 주민으로 돼 있다. 이미 운영 활동을 10년 이상 했기에 수혜 학생 중 사회 진출한 학생도 있다. 또한 장학금 수여식에는 학부모도 참석하지만, 회원가입이 줄어 안타깝다. 2025년 6월 현재 회원은 28명으로 외부의 도움 없이 회원의 십시일반(十匙一飯) 회비로 운영하고 있다.
으뜸장학회는 창립 이후 현재까지 대림 3동에 위치한 영남중학교 3학년 졸업 예정자 중에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선별된 10명에게 매년 50만 원씩 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적립된 기금은 7000여만 원이지만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애태우고 있다. 환경과학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년퇴직과 함께 환경 전공 학생에게 일정한 장학금을 몇 년간 전해 왔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아 포기한 것이 지금까지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인지 대림3동 으뜸장학회를 이끌어 오면서 더욱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좁게 생각하면 장학금이고 넓게 해석하면 장학 사업으로 가볍게 생각되지 않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정말로 반가운 사실이 내 앞에 펼쳐졌다.
스승의 날을 기해 4월 26일과 5월 7일 제자라고 하기에는 쑥스럽지만 몇몇 환경과학 전공 졸업생이 찾아와 점심을 같이했다. 전부터 가끔 식사도 하는 사이이다. 사회에 진출한 지 수십 년이 되고 지금은 환경 분야의 중견인 또는 책임자의 사회인이다. 장학회를 이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성의를 표한다며 금일봉을 각각 기부했다.
더욱이 한 분은 금년 내로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까지 했다. 본인들은 비록 성의라고 표현하지만 소중한 금액이고 으뜸장학회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 경제적 혜택을 받은 셈이다. 오늘날의 교육 환경 여건에서도 사제간의 지식 전달을 넘어 믿음과 혼(魂)은 아직도 살아 있음을 느꼈다.
스승은 제자의 앞길을 열어주고 그림자처럼 뒤를 지켜주는 존재다. 또한 제자는 그 길을 걸어가면서 언젠가는 본인도 누군가를 지켜주는 주인이다. 환경과학 전공 4년간의 짧은 대학 생활이지만 그 결실은 너무나 넓다. 다시 한번 고마움의 뜻을 전한다. 이번 기회에 장학생 선발 기준에도 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권고한다.